GDE for Web Technologies
I became an Google Developer Expert
개발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실력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종종 가지고는 한다. 나의 전문분야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에 대한 고민이다.
2012년 처음 이 업계에 들어와서 HTML, CSS 를 주로 다루는 개발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 지금이 되어 돌이켜보니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꾸준히 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았던 거 같다.
2016년, 우아한형제들에 프론트엔드개발팀이 생기고 나도 프론트엔드개발을 해야하는 날이 왔을 때 나는 내 실력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내가 프론트엔드개발을 할 수 있을까? UI개발이라고 부르는 HTML, CSS 작업이나 DOM을 제어하는 작업은 어느정도 해보았지만 비즈니스 로직을 다루는 일은 해본적이 없었다.
그 때부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대해 대처할 수 있어야하는데 나는 잘 대처할 수 있을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일종의 사명감같은 것에 휘말린 적도 있었다. 나는 그래도 업계에서 ‘전문가’ 라고 불리는 사람이니 내가 더 잘해야만 한다.
GDG Korea WebTech
내가 아마 처음 GDG (Google Developers Group)를 처음 알게된 것이 2016년일 것이다. 당시에는 GDG 가 커뮤니티인 지도 몰랐고 그냥 Google 다니는 개발자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종종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때가 있었는데 당시 GDG Korea WebTech 의 오거나이저였던 창욱님을 어쩌다가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커뮤니티 오거나이저 해보시겠어요?’ 라는 제안을 받았다.
Google Developers에서 많은 글을 읽었고 나도 당시에 Google Chrome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있었기 때문에 수락하였고 2017년 초에 커뮤니티 오거나이저가 되었다.
그리고 다양하고 많은 커뮤니티 활동을 하였다. PWA Roadshow 개최나 AMP Project 문서 번역 및 컴포넌트 개발, 두번의 I/O Extended, 두번의 DevFest (팝콘아조씨), 그 외의 작거나 큰 일들.
커뮤니티 활동을 모르는 사람들과 하기 시작하면서 느끼게 된 점은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받아들이고 또 학습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앞으로 약간씩 더 나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도 있었지만 어떤 일이든 힘든 과정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힘든 과정을 어떻게 견뎌내는 지, 어떤 식으로 극복해내었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은 영웅이 되기도 악당이 되기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WebTech 의 커뮤니티 오거나이저로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전문성을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GDE (Google Developer Expert)를 지원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고심 끝에 지원을 해보기로 하였다.
나는 무엇을 잘하지?
비슷한 시기에 커리어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면서 내가 잘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새로 접하는 기술의 습득 속도가 빠른 편이고 그걸 정리해서 발표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잘하는 편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UI를 다루는 일을 하였기 때문에 UI 레이어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다. 특히 AMP Project에 기여하는 동안 UI 레벨의 퍼포먼스를 어떻게 해야 최적화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하였다.
PWA는 예전부터 알고있었던 것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부터 많이 살펴보기 시작하였는 데, 당시 나는 iOS를 쓰고있었고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iOS에서도 다양한 PWA Feature를 지원하기 때문에 사실상 관심사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나는 내가 무엇을 잘하는 지 정리해보기로 했다.
- HTML
- CSS
- DOM 제어하기
- Optimizing Rendering Performance
- AMP Project
- Progressive Web Apps
그래서 나는 지금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을 하고있지만, 비즈니스 로직을 다루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아닌 UI 구현 및 성능 최적화 등 UI 레이어에서 할 수 있는 고민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즉, 사용자에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모든 일들을 수행하고 있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GDE 준비과정
전체 프로세스가 아마 두 달정도 걸린 것 같다.
우선 GDE 전체 과정은 다음과 같다.
- Regional Googler 혹은 다른 GDE에게 추천을 받는다.
- Application 작성 후 제출한다.
- GDE와 Community Interview
- Googler와 Product Interview
- NDA Sign
- You are now GDE!
우선 나같은 경우에는 커뮤니티 활동을 하다가 GDE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아서 GDE 신청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1번 과정은 기본적으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술을 전파해본 적이 있다면 무난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는 그동안 쓴 글의 조회수가 다 합쳐서 약 20만 VIEW, 500명 이상의 청중에게 발표해본 경험, W3C 스펙 및 AMP Project 문서 번역 등 다양한 번역 활동을 통해 전문성을 입증받아 추천받게 되었다.
언뜻 누군가 보기에 ‘그거 GDG 활동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도 본인의 전문성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 전문성을 가지고 어떻게 잘 전파하였는 지가 중요하다고 보면 되겠다.
Community Interview
한국의 도창욱 (GDE for Web Technolgies)님이 인터뷰를 보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동안 내가 Community 에서 해온 일과 GDE가 되고 나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나는 개발자 커뮤니티가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자리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친목을 위한 커뮤니티는 이 세상에 개발자 커뮤니티가 아니더라도 많다. 하지만 개발자 커뮤니티는 개발자들이 모이는 공간이기 때문에 서로의 개발적인 고민을 나누고 기술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커뮤니티를 바라보는 방향이 무거웠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막 중압감을 가지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볍게 바라보고 시작하지 않아줬으면 하는 이야기다.
Product Interview
Google London 오피스에 있는 분과 인터뷰를 보았다.
나는 정말 아쉽게도 지금까지 영어 인터뷰를 본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러니 실제로 이 인터뷰가 나에게 있어서 첫번째 영어 인터뷰였다고 보면 된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렇듯 나 또한 영어를 잘 못한다. ‘아니 번역도 하신 분이 영어를 못한다고 하시면!’ 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읽고 번역하는 것과 말하고 듣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읽을 때는 문법을 잘 몰라도 읽을 수 있다. 그것이 과거형인 지 현재형인 지 미래형인 지, 단어가 어떤 것이 사용되었는 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인 지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면 된다.
하지만 말할 때나 들을 때는 그렇지 않다. 읽다가 이해를 못했으면 다시 읽으면 된다. 하지만 듣는 건 다시 듣기가 허용되지 않는다. 듣다가 이해가 되지 않았을 때 다시 말해달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 매 대화때마다 이야기한다면 과연 대화가 이어질까?
그래서 Product Interview를 준비할 때는 영어에 대해서 가장 많이 신경 썼다. 내가 이미 알고있는 기술에 대해서 어떻게 영어로 이야기할 지, 또 그 기술이 영어로는 어떤 표현인 지에 대해서 하나하나 살펴보았던 것 같다.
영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곳이 역삼의 Fast One이라는 학원이었는 데 이 곳의 후기에 대해서는 내가 지금까지 작성한 블로그 글에 잘 정리되어있으니 한번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어쨌든 이런 저런 메일이 오가고 8월 3일 (금) 오후 6시에 인터뷰를 보기로 하였다. 금요일은 하루종일 긴장 상태였던 것 같다.
오전 10시에 영어학원에 가서 선생님과 인터뷰 준비도 하고 프리 토킹도 하고 하면서 영어에 대한 긴장감은 어느정도 풀렸다. 하지만 그 쯤이 되고나니 이제 기술에 대한 불안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로 기술에 대해 잘 알고 있나?
내가 그 기술을 100%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그래서 인터뷰 보기 2시간 전부터는 내가 알고있는 지식에 대해서 최대한 내가 아는대로 정리해두었다. “지금이라도 새로 익히는 게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말이나 행동에서 부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설령 내가 인터뷰에서 떨어지더라도 내가 알고있는 지식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다행히 정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식들을 다시 돌이켜보게 되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들에 대해서 큰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인터뷰는 생각보다 잘 끝났다. 걱정했던 것 만큼 영어가 안들렸던 것도 아니고, 걱정했던 것 만큼 내가 말을 잘 못하지도 않았다. 사실 그 인터뷰를 보면서 전율같은 게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그동안 영어를 위해 쏟은 시간 (거의 두달간 매일 새벽 7시부터 10시까지 영어공부했다, 출근길에도 영어공부, 퇴근하고도 영어공부), 내가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고생했던 날들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계속 머릿속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냐고?
합격했다.
Google Developer Expert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이제 한국의 4번째 Web Technologies GDE가 되었다. GDE를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우선 감사의 말을 드리고싶다.
늘 GDG 활동에 도움 주시고 새로운 Insight를 주시는 Google Korea DevRel 팀의 성혁님, 나연님, 찬석님, 순선님.
그리고 이런 종류의 외부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신 네이버의 우상훈님. 업무적인 고민이 있을 때 늘 도와주시는 성식님 & 팀분들.
기술적인 고민이 있어서 물어보면 항상 친절히 대답해주는 준호님, 멘탈이 깨졌을 때 항상 멘탈 케어에 큰 힘을 주시는 정진님.
GDE 준비한다고 했더니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창욱님 & 현경님. 특히 창욱님은 내가 AMP 번역할 때 거의 리뷰봇이 되었었는데 군소리 안하고 잘 리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내가 새벽에 나가서 공부하고 저녁에도 학원가고 틈만나면 공부한다고 같이 못있어 줬는데 많이 배려해주고 늘 힘이 되어주신 오남경님에게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는 아마 AMP 와 PWA 를 한국에 전파하기 위한 많은 활동을 하게 될 거 같다. 9~10월 중으로 AMP Dev Meetup 도 준비 중이고, GDG Korea WebTech 에서 준비 중인 Chrome Dev Meetup 도 계속 이어나갈 거 같다.